2019년 전교 주일 교황 담화
등록일
2019.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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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 성하의
2019년 전교 주일 담화
(2019년 10월 20일)
세례 받고 파견된 이들: 세상 안에서 선교하는 그리스도 교회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베네딕토 15세의 교황 교서 「가장 위대한 임무」(Maximum Illud, 1919.11.30.) 반포 100주년을 기념하여, 저는 온 교회가 2019년 10월 한 달을 선교 정신으로 살아가는 특별한 때로 지낼 것을 요청하였습니다.
이번 전교 주일 담화의 제목은 10월 특별 전교의 달 주제와 동일하게, “세례 받고 파견된 이들: 세상 안에서 선교하는 그리스도 교회”입니다. 이 특별 전교의 달 거행은, 우리가 무엇보다도 먼저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이 지니는 선교 차원을 재발견하도록 도와줄 것입니다. 우리는 이 믿음을 세례를 통하여 거저 받았습니다. 우리가 하느님 자녀가 된다는 것은 단지 개인적 행위가 아니라 언제나 교회적 행위입니다. 우리는 수많은 다른 형제자매들과 함께 하느님, 곧 성부와 성자와 성령과 맺는 친교를 통하여 새 생명으로 태어나는 것입니다. 이 거룩한 생명은 팔려고 내놓은 상품이 아니라 -우리는 개종 권유를 하는 것이 아닙니다.- 내어 주고 전달하며 선포할 보화입니다. 바로 이것이 선교의 의미입니다.
교회는 세상 안에서 선교하고 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은, 우리가 하느님의 시선과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봄으로써 모든 사물의 올바른 차원을 알게 해 줍니다. 희망은 우리가 동참하는 하느님 생명의 영원한 지평을 향하여 우리 마음을 열게 해 줍니다. 성사들과 형제애를 통하여 미리 맛보는 그 사랑이 우리를 재촉하여 땅끝까지 나아가게 합니다(미카 5,3; 마태 28,19; 사도 1,8; 로마 10,18 참조). 누리 끝에 이르기까지 밖으로 나가는 교회는 지속적이고 항구한 선교적 회심이 필요합니다. 이처럼 한없이 열린 마음과 자비로운 나아감이 참으로 실현가능하다는 사실을 얼마나 많은 성인들과 신자들이 증언하고 있습니까! 이것이 사랑의 다그침입니다(2코린 5,14-21 참조). 내어 주고 희생하며 조건 없이 베푸는 것이 사랑의 본질적 논리이기 때문입니다.
선교 명령은 우리에게 직접 와 닿습니다. 저는 언제나 선교사이고, 여러분도 언제나 선교사입니다. 세례 받은 모든 이가 선교사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은 결코 멈추어 있지 않고, 자기 자신에게서 벗어납니다. 사랑하는 사람은 다른 이들에게 매료되며 또 다른 이들을 매료시킵니다. 사랑하는 사람은 자신을 다른 이들에게 내어 주어 생명을 낳는 관계를 맺습니다. 하느님의 사랑에서 그 어떤 이도 쓸모없고 무의미한 사람이 아닙니다. 우리는 하느님 사랑의 열매이기에 모두 세상의 선교사입니다.
우리의 사명은 하느님의 부성과 교회의 모성 안에 뿌리 내리고 있습니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하신 선교 명령은 세례성사에 내재되어 있습니다.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처럼 나도 너희를 보낸다. 너희는 성령을 가득히 받아, 세상의 화해를 위하여 일하여라’(요한 20,19-23; 마태 28,16-20 참조). 이 사명은 우리 그리스도인 정체성의 일부입니다. 따라서 우리에게는, 모든 사람이 자신의 소명을 깨닫게 할 책임이 있습니다. 모든 사람은 아버지의 자녀가 되고, 자신의 존엄을 인식하며, 임신[受精]에서 자연사에 이르기까지 모든 인간 생명의 고유한 가치를 소중히 여기도록 부름받고 있는 것입니다.
저는 마지막으로, 「가장 위대한 임무」에서 이미 선교의 도구로 제시된 교황청 전교기구에 관하여 간략하게 소개하고자 합니다. 교황청 전교기구는, 선교의 핵심인 기도와 전 세계 그리스도인들의 후원으로 교황의 선교 임무를 돕는 전 세계적 네트워크로서, 교회의 보편성을 위하여 봉사합니다. 그리스도인들의 후원에 힘입어, 교황은 개별 교회들과 함께 복음화 노력을 기울이고(교황청 전교회), 지역 성직자를 양성하며(교황청 베드로 사도회), 어린이들의 선교 의식을 키우고(교황청 어린이전교회), 그리스도 신앙의 선교 차원을 증진합니다(교황청 전교연맹). 교황청 전교기구에 대한 저의 지지를 거듭 약속드리며, 2019년 10월 특별 전교의 달이 저의 직무를 도와주는 그들의 선교 봉사를 쇄신하는 데에도 이바지하리라 믿습니다.
남녀 선교사 여러분에게 그리고 세례의 은총으로 교회의 사명에 다양한 방식으로 참여하는 모든 이에게 저의 진심 어린 교황 강복을 보내 드립니다.
바티칸에서
프란치스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