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교황청 전교기구 로마 정기 총회 프란치스코 교황님 연설
등록일
2023.07.28
조회수
565
2023년 5월 31일부터 6월 6일까지 열린
교황청 전교기구 로마 정기 총회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연설을 전해드립니다.
친애하는 추기경님,
주교님,
교황청 전교기구의 지부장님,
복음화부와 관련된 모든 분과 형제자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교황청 전교기구 정기 총회를 맞아 여러분께 기쁜 마음으로 인사드리며, 복음화부 장관 직무 대행 추기경님과 교황청 전교기구 총재이신 나파 대주교님과 교회의 복음화 사명을 수행하는 모든 분을 환영합니다.
시노드의 여정을 향한 역사의 이 순간에, 그리스도 공동체는 그 본성상 선교적이라는 것을 기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실, 모든 그리스도인은 성령의 은사를 받아 예수님께서 하신 일을 계속하고, 복음의 기쁨을 모두에게 전하며, 때로는 상처받은 우리 역사의 다양한 상황에 그분의 위로를 가져다주기 위하여 파견되었습니다. 그리스도의 사랑에 이끌려 스스로 그분의 제자가 된 이들은 또한 자신의 마음에서 흘러나오는 자비와 연민을 모든 이에게 전하고자 하는 열망을 느낍니다. 선교 활동은 자연스럽게 이루어지지 않는데, 이는 우리가 항상 모든 것이 정돈된 편안한 삶을 선호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성령께서는 바로 오순절의 그날 엄청난 “혼란”을 만들고 오셔야 했습니다. 이는 선교 활동을 시작하고 교회의 생활을 창조하기 위하여 성령께서 먼저 혼란을 만들어 내신 후에 조화를 이끌어 내신 것입니다. 두 가지 모두가 성령께서 하신 일입니다.
예수 성심 성월인 6월에 우리를 통해 말씀하시는 예수님의 사랑 안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그분의 자비롭고 위로하는 사랑을 바라보면서 우리는 교황청 전교기구의 카리스마와 사명에 대해 성찰해 볼 수 있습니다.
1. 예수님의 사랑과 사명. 그리스도의 사랑을 들여다 봄으로, 우리는 하느님의 인류에 대한 위대한 계획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아버지이신 하느님께서는 “세상을 너무나 사랑하신 나머지 외아들을 내주시어, 그를 믿는 사람은 누구나 멸망하지 않고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셨다.”(요한 3,16)라고 하십니다. 우리는 십자가에 못 박히신 예수님의 사랑에서 하느님 아버지 사랑의 무한함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분은 무한한 사랑으로 우리를 사랑하시며, 우리가 그분 자녀가 되어 그분에게서 오는 기쁨을 나누도록 부르십니다. 우리가 길을 잃었을 때 우리를 찾아오시고, 우리가 넘어졌을 때 일으켜 주시고, 우리를 죽은 자들 가운데서 다시 일으키십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 아버지의 사랑에 대해 “나를 보내신 분의 뜻은, 그분께서 나에게 주신 사람을 하나도 잃지 않고 마지막 날에 다시 살리는 것이다.”(요한 6,39)라고 말씀하십니다.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예수님은 그분의 삶 전체를 통해 우리에게 사랑을 보여 주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상처 입은 이들에 대한 연민에서, 직면한 고통에 대한 그분의 염려에서, 죄인들에게 기름 바르시는 자비로움에서, 세상의 죄를 위하여 희생하신 모습에서 우리에게 하느님의 사랑, 항상 우리를 기다리시는 아버지의 사랑을 보여 주셨습니다. 그분은 우리를 멀리서 지켜보시며 우리에게 두 팔을 벌린 채 다가오시는 아버지이십니다. 그분은 아무도 배척하지 않으시고 모두를 환영하시는 아버지이십니다. 그분은 아무도 제외하지 않으시고 모두를 부르시는 아버지이십니다. 언젠가 저는 청년들의 돌아온 탕자를 비유한 대중 형식의 연극을 즐겁게 본 적이 있습니다. 한 장면에서 탕자는 친구에게 아버지가 그립다고 하며, “아버지가 그리워서 다시 돌아가고 싶지만, 그분이 나를 받아들이지 않으실 것 같아서 난 돌아갈 수가 없어.”라고 말합니다. 그러자 친구는 탕자에게 “집에 돌아가고 싶다고 편지를 써. 아버지께 사과드리고 만약 너를 환영하며 받아주실 것이라면 흰 손수건을 집 창가에 놓아달라고 해.”라고 말합니다. 연극은 끝을 향해가고 아들은 아직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지만, 우리는 집이 흰 손수건으로 뒤덮인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것은 하느님의 사랑, 하느님의 용서가 측량할 수 없음을 말해줍니다. 우리도 확신을 갖고 같은 길을 따라가야 합니다.
우리는 그리스도와 하느님 아버지 사랑의 표지가 되어 온 세계를 끌어안는 사명을 계속하도록 파견되었습니다. 여기에서 우리는 교회의 복음화 사명의 핵심을 찾을 수 있습니다. 하느님의 무한한 사랑의 은사를 통해 모든 이에게 다가가고, 모든 이를 찾아가며, 모든 이를 환영하며, 아무도 배척하지 않고, 모든 이를 위해 우리의 삶을 바쳐야 합니다. “모든 이들”입니다! 이것이 핵심입니다. 예수님께서는 혼인 잔치의 비유에서 우리에게 무엇을 말씀하셨습니까?(마태 1,1-14 참조) 어떤 사람은 자신의 농장에 신경을 쓰고, 다른 사람은 여행을 가야 했고, 또 다른 사람은 혼인 준비를 해야 했고 등등 혼인 잔치에 손님들이 오지 않아 잘못되고 말았습니다. 주님께서는 우리에게 말씀하시는 것이 무엇입니까? 우리에게 거리로 나가 건강한 이들, 병든 이들, 나쁜 이들, 선한 이들, 죄인들을 모두 초대하라고 하십니다. 모든 이를 말입니다. 이것이 사명의 핵심입니다. 누구도 배척하지 않고 “모든 이들”을 포함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의 모든 사명은 그리스도의 사랑으로부터 나와서 그리스도께서 모든 이들을 그분께로 이끌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전교회의 설립자이자 예수 성심을 특별히 공경한 복자 폴린 마리 자리코의 신비한 선교 정신이었습니다.
2. 오늘의 교황청 전교기구의 카리스마. 이 관점에서 교황령 「복음을 선포하여라」에서 강조한 내용을 되새기고자 합니다. 교황청 전교기구의 소명을 기억하며, 교황청 전교기구는 “세례 받은 모든 이의 선교적 책임을 촉진하는 수단이며 신생 개별 교회들의 지원을 위한 도구”가 되어야 합니다(「복음을 선포하여라」, 제67조 제1항).
따라서 교황청 전교기구는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위한 기금을 배분하는 기구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보편 교회와 지역 교회에서 복음화 사명”과 "하느님 백성의 선교 의식을 기르는 것"을 지원하기 위해 부름 받은 실체입니다(2022년 전교 주일 담화, 3항). 그러므로 성령의 담대함과 창의성으로 더욱 강화되어, 선교 정신을 이끌고 교육하며 형성하는 다양한 활동을 추진할 것을 촉구합니다. 세례 받은 이들의 선교 책임을 증진하고, 새롭게 복음화된 국가들과 오랜 그리스도교 전통을 가진 국가들을 포함한 각국 지부들의 네트워크를 지원하도록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것처럼 심각한 신앙 위기에 놓인 후자의 경우 새로운 복음화와 사목적 회심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교황청 전교기구를 돈으로 축소하지 마십시오! 분명히 돈은 필요한지만 돈은 수단에 불과하며 교황청 전교기구는 그 이상의 기구입니다. 우리가 전진하기 위해 돈이 필요하지만, 영성이 부족하고 단순히 사업이 되어버린다면 그 즉시 부패가 일어납니다. 우리는 실제로 근래에도 교회 선교 사업의 이름으로 발생된 비리 의혹을 언론 보도에서 보았습니다.
3. 쇄신에 대한 전망과 꿈. 이 모든 것을 비추어 보았을 때, 마지막으로 여러분과 함께 “눈을 크게 뜨고” 꿈꾸고자 합니다. 즉, 모든 교회의 복음화 사명을 위하여 우선으로 부름 받은 교황청 전교기구가 나아갈 지평선을 향해 여러분과 함께 미래를 내다보는 것입니다.
가장 큰 꿈은 교회 구성원들 간의 더 밀접하고 조직화된 선교 협력입니다. 이 노력에 있어서 여러분은 중요한 역할을 가지고 있으며, 복자 만나 신부가 설립한 교황청 전교연맹의 신조인 “전 세계를 위한 모든 교회”가 이를 상기시켜줍니다. 저는 여러분이 교회 안에 선교 양식을 장려하고 육성하며 복음화 사업을 지원하기 위한 누룩이 되도록 부름을 받았다고 확신합니다.
여러분에게 일치와 형제애를 키우는 특별한 능력을 요구하는 이러한 부르심은, 또한 하느님 백성 전체의 선을 위한 모든 주교회의와 교구 구조를 통해서도 실현됩니다. 교황청 전교기구들의 설립자들이 주교, 사제, 평신도 여성 2명이었다는 것은, 곧 다른 범주의 세례받은 이들을 대표한다는 점에서 중요합니다. 이는 하느님 백성의 모든 구성원을 선교 활동에 참여시킬 것을 약속하는 징표입니다! “그리스도교 공동체들이 하는 선교 활동의 새 시대”를 꿈꾸는 것을 멈추지 마십시오(2022년 전교 주일 담화, 3항). 이 꿈이 항상 살아있도록 해 주시기 바랍니다!
여기에 계신 여러분과 모든 동료가 종종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어려움이 있을 때도, 성실하게 봉사해주신 것에 감사드립니다. 여러분이 언제나 사도적 열정으로 타오르고 복음화에 대한 열망으로 가득하기를 소망합니다. 기쁨으로 복음을 전하여 온 세상에 퍼지게 하시고, 성모님께서 어머니로서 여러분과 함께하시기를 바랍니다! 또한 저를 위해서도 기도해 주십시오.